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당신을 향해 편지를 쓰는 것이다, 그리움도 애틋함도 없이. 당신을 되살린 후, 다시 죽이기 위해서. 자신의 경험을 딛고 세계를 구성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가 ‘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당신’을 마주하는 작품 『다른 딸』이 출간되었다. 작가가 1984년 르노드 상을 받았던 『남자의 자리』에서 아버지의 삶을,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쓴 『한 여자』에서 어머니의 인생을 기록하였다면, 『다른 딸』이 천착하는 대상은 ‘당신’, 아니 에르노가 태어나기 2년 전에 죽은 언니 지네트이다.